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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영화 < 지구를 지켜라> 홍보의 중요성. 반전 결말의 비운의 명작

by 오드레인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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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

영화 소개 및 평론가 평가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4월 4일 개봉한 영화이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주, 조연으로 어두운 연기와 코믹연기가 모두 가능한 신하균배우와 현재는 <관상> , <내부자들> , <타짜>등 다양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백윤식 배우입니다. 포스터와 영화 제목의 느낌과는 다르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며 장르는 SF/스릴러입니다.  흥행성적은 처참합니다. 손익분기점은 100만 관객이었지만 실제로는 7만 명을 기록하며 대참패를 기록하게 되고 장준환 감독은 10년 동안 개봉작이 없었습니다. 포스터만 보면 누가 봐도 물파스로 외계인을 잡겠다고 해맑게 웃는 청년의 코미디물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당시 제목만 보고 아동영화로 착각해 자녀와 관람을 왔다가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고, 코미디 영화인줄 알았다가 내용이 크게 달라 당황하는 경우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저주받은 걸작', '시대를 앞선 불후의 명작', '잘못된 홍보의 예', '영화 포스터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영화가 바로 <지구를 지켜라>입니다.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그 해 각종 신인 감독상은 다 수상하고 백윤식 배우는 2003년 4개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몇 년 전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님의 영화 소개 영상을 보면 한국에서는 2003년도 당시 가장 한국스러운 창의적인 영화가 많이 나왔는데 대표적으로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등이 있다며 소개를 합니다. 그중 <지구를 지켜라>를 두고 21세기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이자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 평가합니다. 

 

 

 

지구를 지키려던 청년의 이야기

불운한 인생을 살았던 병구. 인생에 불행을 만들어준 인물들을 찾아가 외계인이란 이름으로 한 명씩 납치해 수 없이 고문과 실험을 하고 죽이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병구는 유제화학의 사장인 강만식이 외계인 왕자와 교신할 수 있는 외계인이라고 판단하여 여자친구인 순이와 함께 납치합니다. 산속에 위치한 병구의 집 지하는 아지트이자 실험실입니다. 외계인은 머리카락으로 교신할 수 있다며 강만식을 삭발시킨 병구는 신경시스템을 약화시키기 위해 발등을 때타월로 밀어버린 후 물파스를 바릅니다. 본인을 외계인이라서 납치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강만식은 병구에게 전기고문을 당하며 고통받습니다. 한편 강만식 납치를 조사하고 있던 경찰은 CCTV 조회중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400만 원만 인출한 것을 보고 어이없어합니다. 강만식 사장은 예전에 자신에게 계란을 던진 놈이 아니냐며 병구를 기억해 내고 자신을 납치한 이유가 죽은 여자친구와 어머니 때문이냐고 추궁하자 병구는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합니다. 이후 강만식은 병구의 여자친구인 순이에게 병구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회유를 하게 되고 결국 순이는 병구를 떠납니다. 도난 신고를 수사하던 추 형사는 식물인간이 된 병구의 어머니를 보게 되고 병구가 최근 입원비 377만 원을 완납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병구를 의심하게 됩니다. 병구는 강만식의 몸속에 고열의 증기분사구가 달린 딜도를 넣으려고 했고 몰래 구속장치를 풀었던 강만식은 저항 도중 병구를 목 졸라 죽이게 됩니다. 분이 풀리지 않은 강만식은 병구의 가슴을 발로 밟기 시작했고, 하필 그게 심장마사지가 되어 병구는 깨어나버립니다. 결국 다시 잡힌 잡힌 강만식은 감금당하게 됩니다. 이때 수사를 위해 추형사가 병구의 집에 방문합니다. 자신을 밀렵 단속 하러 나온 경찰이라 속이고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 추형사. 의심에 의해 찾아오긴 했지만 순진해 보이는 병구의 모습에 방심하게 되어 술자리까지 하며 친해져 버립니다. 다음날 아침, 추 형사는 의심을 거두고 병구의 집을 나오는데 병구가 키우고 있는 개 '지구'가 씹고 있는 뼈다귀가 수상해 빼앗아봅니다. 그 뼈는 사람의 다리뼈였고, 개집에는 두개골까지 있었습니다. 최근 실종 사건들의 범인이 병구라고 확신한 추 형사는 김 형사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리지만 산속이라 전파가 터지지 않아 자세한 주소까지 말해주지 못합니다. 그때 갑작스럽게 나타난 병구. 병구는 뼈다귀를 떨어트리는 추형사를 보고 본인이 틀켰다는것을 알게 되고 권총을 뽑아 든 추형사에게 꿀을  뿌립니다. 엄청난 벌떼가 추형사를 덮쳤고 당황한 추 형사는 결국 절벽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그곳은 병구의 양봉장이었습니다. 이후 추형사의 시체는 지구의 먹이가 됩니다. 병구는 탈출하려던 강만식을 십자가에 못 박은 채 다리를 도끼로 내려찍으려 합니다. 그 순간 강만식은 살기 위해 본인이 외계인임을 인정하고 병구 어머니에게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있는 벤젠을 먹이면 살릴 수 있다 알려줍니다. 이에 병구는 날이 아닌 도끼 등으로 강만식의 다리를 내려치고 벤젠을 찾아 어머니의 병원으로 갑니다. 김형사는 강만식과 관련된 사진에 병구가 계속 등장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가 범인임을 확신합니다. 한편 다시 구속을 풀어낸 강만식은 병구의 물품을 뒤지다가 그의 비참한 삶을 알게 됩니다. 병구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탄광에서 일하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었고 난동을 부리다 사망했습니다. 학교폭력을 당했으며 수험료를 내지 않았다고 선생에게 모욕적인 체벌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를 괴롭히던 양아치를 우발적으로 칼로 찔러 소년원에 갔고 출소 후에는 같이 일하던 여자친구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구사대에 맞아 죽었으며 어머니는 강만식의 화학공장에서 일하다 약품 중독으로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일기를 다 본 강만식은 괴롭게 울부짖으며 연구실을 뒤집어엎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병구는 어머니에게 벤젠을 먹이게 되고 어머니는 사망합니다. 병구의 집을 찾아온 김형사는 강만식을 발견하게 되고 뒤이어 들어온 병구를 체포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나타난 순이의 활약으로 강만식과 함께 감금당합니다. 강만식은 병구를 설득합니다. 본인이 진짜 외계인임을 밝힌 그는 진실을 얘기해 줍니다. 과거 75대조 선왕이 지구를 마음에 들어 해 공룡을 가져왔고, 그 뒤 인류를 만들었지만,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인류는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했고 결국 전쟁 끝에 자멸을 했다고 합니다. 후에 노아의 방주를 통해 새로운 인류가 태어났지만 잠재되어 있던 공격 유전자가 깨어나며 이 전 인류처럼 폭력과 전쟁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병구는 자신의 자료를 본 강만식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결론적으로 인류의 모습에 실망한 외계인들은 인류를 쓸어버리기로 했지만 공격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다고 믿은 왕자가 믿었기 때문에 실험을 했었고 고통을 통해 공격 유전자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믿어 선택된 실험체가 병구와 병구의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왕자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득을 받아들인 병구는 김형사에게 본인의 연구자료를 넘겨주며 자신이 실패 시 지구를 지켜달라 말하고 순이, 강만식과 함께 외계인과의 접선을 위해 강릉 공장으로 떠납니다. 강릉공장에서 통신을 시도하던 강만식은 기계 팔을 이용해 순이를 죽입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병구는 강만식과 자폭하려 하지만 결국 나타난 김형사의 총에 맞고 죽습니다. 도착한 경찰들에 의해 강만식은 구출되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하늘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며 경찰들을 쓰러트리고 강만식은 하늘에 떠있는 우주선에 구출됩니다. 그의 정체는 정말 외계인이었습니다. 그것도 파견된 외계인이 아닌 외계인 왕자 본이었고, 지구인에게 실망한 그의 명령으로 인해 지구는 폭발합니다. 그 후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TV에 행복한 병구의 순간들이 보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지구를 지켜라>를 처음 본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서두에 적었던 포스터를 보고 영화를 본 사람 중에 한 명인데, 실제로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보면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 강사장을 납치해 오고 진행하는 실험들은 영화 상황상 보면서 웃음이 나오는 것이지 실제로는 굉장히 잔인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마치 <나 홀로 집에>에서 케빈에게 당하는 도둑들을 보며 걱정이 아닌 웃음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감정입니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고정시키거나 다리를 도끼로 내려치는 장면, 생니를 뽑고 자신이 키우는 개의 먹이로 인육을 주는 설정 등 굉장히 고어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장준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세상의 온갖 문제를 진지하게 토의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평생 불운한 인생을 살았던 병구의 삶 속에서 우리는 실제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보게 됩니다. 광부, 화학공장등의 위험한 현장에서의 근로자의 안전문제, 회사에 반하는 노동조합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 학교폭력, 인격모독, 모욕적인 처벌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삶을 견뎌야 했던 병구는 결국 외계인을 잡아낸다는 핑계라도 있어야지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해자들을 죽이며 복수하게 되고 결국 본인까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모진 고문 끝에 결국 외계인임을 고백하는 강만식의 모습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보여 안쓰럽습니다.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병구가 죽으며 영화가 끝이 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우주선이 나타나며 갑자기 끝나는 마당에 장르가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결국 병구의 말이 맞았습니다. 강만식은 외계인이었던 것입니다. 외계인 왕자인 강만식은 결국 지구인을 포기하고 폭파시켜 버립니다. 지금도 기억이 날 만큼 결말이 놀랍기는 했습니다. 

병구 이름의 뜻은 병든 지구라고 합니다. 강만식은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정상이 아니야! 미쳤어! 이 우주 어디에도 니들처럼 같은 종족을 학대하고, 그걸 즐기는 생물은 없어!" 아직도 지구상에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지금 우리 주변에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처참한 사건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인간의 그런 모습들이 점점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병구 집 개 이름이 '지구'인 이유를 고민해 봤는데, 일단 지구는 인육을 먹습니다. '결국 인간은 죽어서 지구의 품으로 돌아간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봤고 외계인과 지구인의 관계를 병구와 개의 관계로 표현한 것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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